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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틱톡, 유튜브쇼츠 VS 뇌..........틱톡, 유튜브쇼츠 승

by ichirich 2024.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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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회사에 입사하고 씨네필인 동기와 지하철에서 유튜브, 영화의 러닝타임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유튜브가 대세 컨텐츠로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약 10분 ~ 30분 사이의 콘텐츠에 많이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2시간 러닝타임인 영화 보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기 시작했다. 씨네필로서 안타깝다.'

뭐 이런 주제의 대화였다.

 

7년이 지난 2024년 지금 다시 생각해보았다.

 

상황은 더욱 심각해져 있다.

 

사람들은 유튜브 영상 20분도 상당히 길게 느끼고 5분 내외의 영상을 선호하게 되었다. 그리고 틱톡, 유튜브 쇼츠가 등장하며 사람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볼 수 있는 영상의 호흡은 1분도 채 안될 정도로 짧아졌다.

문제는 대중들의 짧은 영상 선호에서 끝나지 않는 듯 보인다. 질 낮은 콘텐츠의 확산과 카피 영상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많이 지기 시작했고, 엄지 손가락 한 번만 튕기면 다른 영상으로 쉽게 넘어가는 이 패턴에 사람들이 중독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시간 두 시간... 손가락을 튕기며 숏폼 콘텐츠에 시간을 보내고 난 뒤에 머릿속에 남아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영상을 통해 본인이 '정보'라고 받아들인 것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어떤 점이 좋은지 영상의 퀄리티가 어떤지 등 비판적 사고를 할 시간을 주지 않는 모양새다.

과거 TV가 개발, 보급되고 바보상자란 별명을 얻었을 때와 비슷한 양상이리라.

 

어쩌면 영화관의 몰락이 OTT의 발달 때문만은 아닐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을 조심스레 해본다. 현대인의 영상 소비습관에 따르면 '영상물'이란 것은 비교적 짧아야 하며 내가 원할 때 언제든지 중지, 다시 보기, 넘기기가 가능해야 한다. 또한 비판적 사고를 할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편한 영상이면 더 좋다.

하지만 영화관은 한번 입장해서 영화가 재생되면 꼼짝없이 작가와 배우가 만들어낸 2시간이란 긴 호흡을 견뎌야 한다. 영상을 내 마음대로 다룰 수가 없는 공간 자체가 현대인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 아닐까... (물론 영화관 가격 상승, 코로나로 인한 실내공간 기피 등 다양한 이유가 복합되어 있을 거란 명제에 깊이 공감한다.) 

 

이렇다 보니 점점 짧아지고 있는 숏폼 콘텐츠의 끝은 어디일지도 궁금해진다. 2시간-20분-5분-10초 이렇게 점점 짧아지다 결국 정지해 있는 사진으로 돌아가려나. 인스타그램의 인지도를 보면 딱히 그런것 같지도 않다. 인스타그램은 예나 지금이나 현대인들에게 변함없이 인기있는 컨텐츠이기 때문이다. (영상 컨텐츠와 비교할 수 없는 다른 성격의 컨텐츠 같다.)

내 얕은 통찰력으로 어떤 콘텐츠가 결국 살아남게 될지 예측하긴 힘들지만 작금의 저질 숏폼 콘텐츠의 확산과 비판적 사고의 결여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네 인생에 큰 울림을 주는 영화와 책을 멀리하게 될 테고 깊이 있는 사고를 하지 않을 테니까.

 

글의 마무리를 "그러니까 여러분 유튜브를 멀리하고 양질의 책을 읽고 영화를 봅시다~"와 같은 꼰대 같은 말로 끝내면 이 글은 쓰레기가 되어버리기에...(안 그래도 블로그 유입자가 적어서 아무도 읽지 않는다.)

 

大콘텐츠의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이 현재 자기가 보고 있는 게 무엇이며 그런 것들을 보며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한번쯤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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